구리값 6년래 최저치…금값은 15주 만에 최저치·은값 5% 급락
중국발 악재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이 증시 버블 붕괴 공포에 휩싸이면서 구리와 금 등 원자재에도 대거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COMEX 부문에서 구리 9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3.6% 하락한 파운드당 2.4465달러로 마감했다. 구리값은 장중 5% 급락한 2.387달러로 지난 2009년 7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3개월물 가격은 4.5% 빠진 t당 5339.50달러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에 이른다.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시장에서 금값 8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8% 하락한 온스당 1152.60달러로 마감했다. 금값은 장중 1146.80달러로 지난 3월 18일 이후 15주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은 9월물 가격은 5% 급락한 온스당 14.969달러로 마감했다. 은값은 장중 14.62달러로 지난해 12월 1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금속가격 폭락은 그리스 위기와 더불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면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 금값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글로벌 경제 부진 속에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에 몰리면서 금값 하락세를 부추겼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지수는 5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크 루스치니 재니몽고메리스콧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증시 부진이 단지 투기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 내부의 문제점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있다”고 말했다.
머크인베스트먼츠의 액셀 머크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에 공포가 퍼지면 사람들은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팔아치우려 한다”며 “중국 불안이 다른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원자재 시장 패닉을 설명했다.
금속가격 하락에 광산주도 무너졌다. 미국 최대 상장 구리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은 이날 장 초반 10%까지 폭락하고 나서 3.3% 급락한 17.25달러로 장을 마쳤다. 프리포트의 주가는 올 들어 26%나 빠졌다. 미국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클리프내추럴리소시스는 0.6% 하락한 3.53달러로 마감했으나 장중 한때는 14%까지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