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스크린에 돌아온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 보여준 능수능란한 1인2역의 카리스마도, ‘레드: 더 레전드’(2013) 속 할리우드 액션스타 사이에서 묵직하게 발휘되던 존재감도 여전하다.
이병헌이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 T-1000으로 열연한 ‘터미네이터’의 리부트(Reboot) 시리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이병헌은 1984년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그를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온 존 코너의 부하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 원조 터미네이터 T-800을 쫓는 살인병기 로봇으로 열연했다.
대사는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소름끼치는 표정연기와 실감나는 액션으로 ‘터미네이터2’에서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액체 로봇 T-1000의 극한 공포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1984년에 그려지는 과거 전쟁은 극 전개에 커다란 축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이병헌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완전히 녹아들며 한국 배우의 한계를 넘어섰다. 전작에서 입증된 그의 연기력과 ‘지.아이.조2’ ‘레드: 더 레전드’ 등 할리우드 작품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병헌은 7월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외에도 오는 8월 ‘협녀: 칼의 기억’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보여준 그의 사극 카리스마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이병헌은 고려를 탐하는 검, 유백 역을 맡아 월소 역의 전도연, 홍이 역 김고은과 호흡을 맞춘다. 6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에서는 이병헌 특유의 눈빛과 표정에 화려한 검술이 더해져 개봉 전부터 관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병헌이 작품을 통해 지난해 8월 불거진 50억 협박사건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다. 이병헌은 2012년에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치명적인 연기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생활 문제를 종식시킨 바 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협녀, 칼의 기억’ 모두 극장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이병헌이 오롯이 연기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