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애플이 새로 시작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미국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애플뮤직이 3개월간 무료체험 서비스를 한다면서 음악가들에게 그 기간 로열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자 스위프트가 발끈한 것이죠. 스위프트는 자신의 히트앨범 ‘1989’음원을 제공하지 않겠다면서 “애플에 아이폰을 무료로 달라고 요구하지 않듯이 애플도 음악가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을 퍼부었지요.
팝계에 영향력 있는 스위프트의 말 한 마디에 애플이 당장 꼬리를 내렸습니다. 에디 큐 수석부사장이 바로 트위터에 3개월 무료체험 기간에도 로열티를 지급하겠다고 한 것이지요.
스위프트는 승리를 거뒀고 애플뮤직에 가입한 일반 소비자들도 ‘1989’를 무제한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사실 우리나라와는 별로 관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는 30일 무려 전 세계 100개국에서 출시 예정인 ‘애플뮤직’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멜론과 같은 다른 서비스가 이미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야 여러 서비스가 경쟁하면 좋은 것 아닐까요.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업계 선두주자인 스포티파이도 한국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 한국에서는 안되는지 이유를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우리나라 음원 저작권협회에서 스트리밍 저작권 계약에서 깐깐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라네요. 사실 열심히 만든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것은 재산을 강탈당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싶어 이해가 갑니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유료 사용자보다 광고를 듣는 대신 음악을 무료로 듣는 사용자가 두 배 많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급변하는 IT산업을 우리나라 정부가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 본질적인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네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저작권에 민감한 선진국에서 애플뮤직은 되는데 한국은 안 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환경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음악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새 수익원이 생기는 것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그러나 관련 규정이 미흡하다 보니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신속하게 풀지도 못하는 것 아닐까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이지만 IT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너무 큰 불편이 따릅니다. 무슨 사이트에 가입하려고만 하면 써야될 것은 얼마나 많은지 요구하는 개인 정보도 기가 찰 정도로 많습니다. 결제를 하려고 하면 뜨는 무수한 액티브X 창들도 오랫동안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인터넷 보안이 잘된 나라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지요.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한 한국이기에 규제환경만 바로 된다면 IT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