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CEO, 경영 대신 주식에 올인?…제조업 순익 97%가 주식투자에서 나와

입력 2015-06-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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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제조업 기업 순익 실질 증가율 0.09% 그쳐…일자리·투자 확대 정부 기대와 정반대

▲중국 제조업 기업 순이익 증가율 추이. 4월 2.6%. 출처 블룸버그

중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영 대신 자국 증시 강세를 이용한 주식투자에 몰두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제조업 기업 순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마이너스(-)0.4%에서 회복한 것이다. 그러나 4월 제조업 기업 순익 증가분의 97%는 주식투자 수익에서 나온 것이며 투자수입을 제외한 실질적인 순익 증가율은 0.09%에 불과하다고 WSJ는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동부 옌청시에서 조명설비 등을 생산하는 옌우커다일렉트릭의 둥쥔 회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둥 회장은 연초 50년 된 공장 문을 닫고 1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대신 그는 거의 매일 공장에 나와 종일 주식매매를 하고 있다.

둥 회장은 “요즘 제조업은 너무 하기 힘들다”며 “주식투자로 돈을 벌어서 연말에 경기가 나아지면 다시 공장 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경기둔화와 과잉공급 등 온갖 악재에 맞닥뜨리자 주식투자로 활로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는 증시 활황으로 기업들이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게 하려는 정부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UOB케이히언홀딩스의 주차오핑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증시 강세는 경제 펀더멘털 뒷받침을 전혀 받지 못해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이 심지어 돈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도 더 큰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 12일 주식담보대출 거래 감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증시도 지난 1년간 이어져온 강세가 너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이날까지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이틀간 5.4%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2.3%까지 빠진 후에 1.3% 하락한 4825.74로 오전장을 마쳤다.

다이밍 항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너무 비싼 수준까지 올라 일부 투자자들이 매도를 택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증시는 조정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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