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86개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 대부분이 외국인 공격에 취약한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LG 4곳, 현대차·SK·신세계·현대 2곳, GS·두산·대림·동부·현대백화점·OCI·동국제강 각 1곳이었다.
특히 美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경영간섭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우 '제2의 삼성물산'을 우려할 만한 계열사가 눈에 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지분이 51.3%로, 대주주 우호지분(18.5%)보다 32.8%포인트 높았다. 이어 에스원, 호텔신라의 외국인 지분이 우호 지분보다 20%포인트 이상 많았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지분이 53.2%로 대주주 우호 지분(20.7%)보다 32.5%포인트 높았고, SK텔레콤은 외국인이 44.5%로 19.3%포인트나 높은 지분율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52.9%로 대주주 우호 지분(27.1%)을 25.8%포인트 앞질렀고, 신세계 역시 외국인(43.8%)이 우호 세력보다 16.7%포인트 많은 지분율을 보유했다.
대주주 우호 지분이 앞서지만 지분 격차가 미미해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공격 가능성이 상존한 상장사도 10곳이 넘었다. 이들 기업은 인수합병이나 유상증자 등 경영상 중요한 결정에 외국인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곳이다.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대주주 우호지분이 31.2%, 외국인 전체 지분이 31%로 0.2%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 쉰들러홀딩스의 지분율은 21.5%나 된다.
이밖에 LG유플러스가 대주주 우호지분과 외국인 지분 간 격차가 1.2%포인트로 좁았고, 지투알(2.1%p), 삼성엔지니어링(6.3%p), 동국제강(6.9%p)도 10%포인트 미만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