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중국 서비스수지 흑자 역대 최대…유커 영향
지난해 유럽연합(EU)과의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차 인기와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유럽차가 국내로 불티나게 수입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중국과의 상품수지는 악화된 반면 서비스수지는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4년중 우리나라의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92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8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유럽서 차량 수입액 1년새 55.8% 급증 = 지역별로 보면 EU와의 경상수지 적자가 전년(47억6000만달러)보다 3배 가까이 뛴 13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적자 수준이다.
홍경희 한은 경제통계국 차장은 “우리나라는 유럽과의 교역에서 2013년(47억6000만달러)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나타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유럽으로의 수출이 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유럽에서 수입한 차량 액수가 1년새 55.8%%나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對중국 상품수지↓ vs 서비스수지↑ = 우리나라 최대 경상흑자국인 중국과의 교역에선 지난해 561억6000만달러 경상 흑자를 이어갔다. 이는 전년보다 5억4000만달러 감소한 것이다.
역시나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수입 대체 전략 등으로 중국과의 상품수지가 422억7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3억5000만달러나 줄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에 정보통신기기, 철강재, 반도체 등을 수입한 액수가 늘어나 눈에 띈다.
이와 달리 대 중국 서비스수지는 1년 전보다 21억9000만달러 증가한 75억2000만달러로, 역대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유커라고 불리는 중국 관광객이 대거 한국 여행길에 나섰기 때문이다.
◇ 美 경기회복으로 對미 경상흑자 확대 = 미국과의 경상수지는 작년 421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9억6000만달러 불었다. 이는 미국의 수요가 지난해부터 살아나면서 승용차, 철강제품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중동과의 경상수지 적자는 790억6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11억7000만달러 개선됐다. 우리가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중동과의 상품수지가 저유가로 대폭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일본과의 경상수지는 163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다만 1년전보다는 67억4000만달러 개선됐다. 엔저 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기계류, 정밀기기, 화공품 등을 줄이면서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동남아와의 경상수지의 흑자는 749억3000만달러로 1년 동안 10억8000만달러 늘었다. 원유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대 중남미 경상수지의 흑자는 189억3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8억6000만달러 커졌다. 곡류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한 것이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