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두 번째 하향...경기 불확실성 강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IMF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첫 금리 인상을 2016년 상반기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미국 경제 연례협의 결과보고서에서 아직 경기회복세와 인플레이션이 충분하지 않다며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2.5%로, 내년은 3.1%에서 3.0%로 올들어 두 번째 하향 조정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판단의 주요 자료로 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연말 1.3%, 내년 말은 1.5%로 각각 전망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률 목표는 2%다.
IMF는 “지난 1분기 미국 경제 위축은 혹한과 서부 항만 근로자 파업 등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며 “그러나 임금과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더 명백한 신호가 보이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시점에서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중대하고 돌발적인 재편성이 일어나 미국 이외 다른 나라까지 영향을 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나고 재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또 “달러 가치가 다소 과대평가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IMF의 보고서 내용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입장과는 대치되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22일 연설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인상을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일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틀간 채권시장은 심하게 요동쳤다가 이날 장 후반이 돼서야 안정을 찾는 등 ‘긴축발작’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IMF의 주문 역시 이같은 시장의 변동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42%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31%로 떨어졌고 독일 국채인 분트 10년물 금리도 한때 1%에 육박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관심은 5일 나오는 미국의 5월 월간 고용보고서에 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8000건 줄어든 27만 건으로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오는 16, 17일 이틀간 FOMC를 개최하며, 이번 회의 후에는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