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금리인하 주장 하성근 위원, 하향 조정 첫째 이유는 ‘수출부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로 동결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서 위원들이 입을 모아 수출에 대해 우려했다.
한은이 2일 공개한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중 하성근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하 위원은 5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유의해야 5가지 경제상황 중에서 첫째로 수출 및 수입의 감소세 확대를 꼽았다. 최근의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 위원은 또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우리 경제의 성장, 물가 등 주요 거시상황과 대외여건 전개를 요약해 보면 최근 내수 개선의 약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수출 및 수입 감소세 확대 등으로 인해 성장경로에 있어서 상당한 하방 위험이 새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수출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약화 및 내수 부진이, 수입 감소 및 경상수지 흑자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추가적인 원화절상 및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은 또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수입도 시설투자 및 소비와 밀접히 연관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입 감소가 우리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심각하게 억압할 가능성을 결코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A 위원은 “올 들어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일본 및 유로지역에 대한 수출이 큰 폭 감소했다”며 “이는 이들 지역의 경기회복 지연에 더해 엔화와 유로화가 크게 절하된 데 상당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A 위원은 특히 “엔화의 경우 2012년 3분기부터 2014년 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49% 상승했음에도 일본기업의 수출단가는 17% 하락에 그쳐 엔화 약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A 위원은 또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미국의 경우 각 교역상대국 통화별로 해당 환율이 최적화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달러 환율 시장 하나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 혹은 유로지역에 대한 환율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B 위원은 “국내경제는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B 위원은 상당히 명시적으로 매파적인 성향을 보였다. B 위원은 “경기와 물가가 지난 4월의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외 경기흐름의 불확실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이에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 위원은 “국내경제도 수출부진의 장기화가 성장 하방리스크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수출부진의 거시적 요인 분석과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구조적 분석을 통해 국제 분업 구조내 위상 변화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수출 산업별 부진을 해소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고 역설했다.
D 위원은 “세계교역 부진, 엔저 지속 등으로 수출의 하방리스크가 높아지는 모습이어서 GDP 전망경로를 둘러싼 상하방 리스크 및 마이너스 GDP갭의 변화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 위원은 “국내경제를 보면 부문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선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수출의 경우는 세계교역 위축, 엔화 및 유로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지속됐으며, 4월에는 물량 기준으로도 증가세가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