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의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채권 시세는 지난 3년간 대체로 보조를 맞춰왔으나 최근들어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의 미국과 독일의 금리 차이는 1.6%포인트로 10년간 평균치의 3배에 이른다.
이는 미국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한 경제 회복을 이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례없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힘입어 유로존의 채권 금리는 크게 떨어졌다. 결국, 양적완화 같은 통화완화 정책이 미국 국채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리야 미스라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금융 위기 이후 매우 높았던 상관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로존의 국채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유럽은 미국 당국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세계 채권 시장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19일, 미국 주택지표가 예상외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미 상무부는 4월 주택착공건수가 전달보다 20.2% 급증한 113만5000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인 103만채는 물론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도 경신했다. 상승률은 24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같은 날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시장 유동성이 축소될 것을 감안해 ECB가 채권 매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에 급락했다. 당시 브느와 꾀레 ECB 이사는 영국 런던의 한 비공개 강연에서 5~6월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완만하게 늘리겠다고 발언, 독일 국채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까지 3년간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상관성은 사상 최고에 육박했다. 미스라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유럽이 계속 미국에게 중요한 존재일까. 역사적으로는 분명히 중요하지만 올 1분기는 다소 덜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