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가 통화한 한 코스닥 기업 IR담당자의 얘기다. 기대감이 너무 커지면 점점 더 대단한 것을 원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 낼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담당자는 이런 얘기도 덧붙였다. “조만간 1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는데, 실적이 꽤 좋을 거에요. 근데 너무들 큰 기대를 하고 있어서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최근 이 기업은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7%, 56.8% 늘어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일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다음날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곧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컸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다른 회사도 비슷한 처지다. 자회사 화장품 사업 기대감이 큰 코스닥 업체 IR담당자도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시장의 관심을 너무 받아서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최근 화장품과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中’자 혹은 ‘화장품’ 얘기만 나오면 너도나도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 회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러니 새로운 뉴스나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일희일비한다. 제대로 공부를 하고, 진짜 좋은 회사라고 믿는다면 매일 주가를 볼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앞에 예를 든 기업 역시, 창립이래 30년간 적자가 단 한번도 없는 회사다. 한번 투자를 결정했다면 믿고 갈 수 있어야하는데, 이리저리 휘둘리다보니 오히려 손해를 본다. 결국 내가 사면 빠지고, 내가 팔면 오른다고 남탓을 한다.
최근 모 증권가 애널리스트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생각난다. 그는 진중하게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의 사진을 올려 놓은 채 이렇게 적었다.
“하물며 만원짜리 장난감하나 사는 애들도 이렇게 진중하거늘 수천 수억원을 투자하면서 남의 말 한 마디와 본능이라는 직감 또는 공포심에 몰려 너무 쉽게 매수와 매도 버튼을 누르고 계신거는 아니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