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다시 판매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삼성의 '갤럭시S6' 시리즈 스마트폰을 이르면 이달 하순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아이폰 판매에 주력하며 삼성 휴대폰을 취급하지 않았던 소프트뱅크가 약 4년 반 만에 다시 삼성 제품을 판매하게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경쟁사로의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에 다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6 시리즈는 지난달 23일 1, 2위 이통사인 NTT도코모와 KDDI를 통해 일본 현지에 출시된 바 있다. 가입자 3740만명의 소프트뱅크까지 출시 대열에 합류할 경우, 삼성은 일본 현지 3대 이통사 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S6' 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2007년 일본에 아이폰이 첫 출시됐을 때 독점 판매권을 거머쥐며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아이폰 절반을 유통할 정도로 애플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제품을 소프트뱅크가 출시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삼성은 소프트뱅크와 협력하면서 일본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일본 소비자가 자국 제품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6%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소트프뱅크와의 협력 등을 발판으로 일본에서 현지화를 위한 맞춤형 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소비자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크고, 애플을 제외한 국외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에서 출시한 갤럭시S6 시리즈에는 본체에 ‘SAMSUNG’이라는 로고를 아예 없앴다. TV광고와 홍보 팸플릿에도 회사 이름을 지웠다.
갤럭시S6 시리즈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2일 취임한 삼성전자 재팬의 쓰쓰미 히로유키 대표는 “회사가 아니라 갤럭시 브랜드에 주목해줬으면 한다“며 “삼성과는 다른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