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발맞춰 수년간 침체 상태에 빠져 있던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 4월 주택매매거래량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매매거래량은 12만488건을 기록해 전년동월 대비 29.3%, 전월대비 7.7% 증가했다. 이는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올해 1월 부터 4월까지 서울시의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 달궈진 분양시장 열기는 올해 더욱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일반 분양 가구가 76개 단지, 4만1400여 가구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5월에는 이 수치를 또 다시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훈풍은 경매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신건 낙찰비율은 17.3%로 지난 2007년 3월(52.5%) 이후 8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건 낙찰이란 법원 경매에 부쳐진 뒤 유찰 없이 첫 번째 입찰에서 낙찰되는 것으로 응찰가격을 감정가 이상으로 높게 써내야 낙찰받을 수 있다.
또한 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찮은 돈이 몰리며 수익형부동산도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규 상가 분양시장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단시간 내 물량이 소진되는가 하면 미분양 물건들 또한 급속도로 소진이 되고 있어 상가 분양시장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해 5월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경재성장률 역시 계속 하락 조정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부동산 경기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의 지표가 청신호이긴 하지만 펀더멘털의 변화라기 보다는 규제 완화와 유동성 강세에서 나오는 변동들로 보고 있다”면서 “거래나 가격지표가 올라가는 현상들은 있겠지만 예전처럼 공격적인 패턴이 아니라 지난해 처럼 회복 수준이고 집값 역시 오르는 것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내년에는 지켜봐야겠지만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좋은 것은 사실인데 경기가 침체돼 있다고 부동산 시장 경기를 좋지 않게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