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로열더치셸의 알래스카 서쪽 북극해에서의 유전 탐사작업을 승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가장 큰 장애물인 미국 정부 승인 관문을 넘어선 셸은 올 여름 시추에 착수할 계획이다.
비록 이번 조치가 셸에 한정됐지만 승인은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WSJ는 풀이했다. 셸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북극해 석유·가스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셸은 지난 2007년 이후 북극해 석유 시추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2년 시추 시도는 기상악화와 장비 고장으로 실패로 끝났다. 셸과 미국 정부는 안전 관련 기준을 더 강화해 이번 시추에 임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미국이 영유권을 갖는 북극해역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기업은 아직 없지만 셸 이외에 코노코필립스와 스타토일 등이 탐사권을 갖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금 탐사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내무부는 지난 2011년 보고서에서 알래스카에 접한 추크치해와 뷰포트해에 매장된 기술적으로 굴착 가능한 석유가 220억 배럴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현재 미국은 셰일혁명을 통해 하루 약 9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셸은 올해 북극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8년간 이 지역에 투자한 금액만 60억 달러에 이른다.
여전히 북극 자원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혹한 때문에 일반적으로 7~10월에만 안전하게 시추를 진행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셸이 보낸 2대의 시추선이 좌초돼 미국 해안경비대의 구조를 받아야 했다.
격렬하게 반대하는 환경단체는 물론 시추선이 정박하게 될 시애틀 항만 관리들도 설득해야 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