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글로벌 도약 원년’ 선언

입력 2015-05-12 08:54수정 2015-05-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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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2단계 진입 선언…회사명도 ‘소프트뱅크그룹’으로 변경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올해를 글로벌 도약 원년으로 선언했다.

손 회장은 1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구글 출신의 니케시 아로라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회사명을 바꾸는 등 일련의 변화로 소프트뱅크의 세계화를 강조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프트뱅크는 세계화의 제2단계로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또 오는 7월 1일자로 사명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 변경한다고 밝혀 다국적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지주회사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기로 했다. 기존 모회사 이름인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모바일’이 가져가게 됐다.

그동안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모바일 사장은 오는 6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아로라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자회사인 새 소프트뱅크 사장을 맡게 된다.

손 회장은 ‘세계화 2단계 진입’의 의미를 묻는 말에 “지금까지 소프트뱅크가 일본에 그 축을 두고 해외에 투자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해외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 제1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들을 소프트뱅크 중추로 영입해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이날 사명을 변경하고 후계자를 공식적으로 지명하며,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는 등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3가지’를 보여줬으며 이는 모두 ‘일본의 소프트뱅크’에서 ‘세계의 소프트뱅크’로 거듭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3월 마감한 지난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6683억 엔(약 6조866억원)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일본 스마트폰 가입자가 순조로운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출자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뉴욕증시 기업공개(IPO)에 따른 주식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8조6702억 엔을 기록했다. 다만 본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9827억 엔으로 9% 감소했다.

얼핏 보면 좋아보이나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지난 2013년 인수한 미국 스프린트는 지난 1분기 2억24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아직도 재건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적극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의 80%는 여전히 일본 통신사업에서 창출된다.

이에 손 회장은 세계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투자나 매각을 활발히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실적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며 “이에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후계자를 공개했지만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면서 투지를 불태웠다.

‘글로벌 도약 원년 선언’과 동시에 손 회장은 향후 집중적으로 투자할 부문을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일본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든 이후 약 10년간 나의 생각과 시간의 90% 이상을 통신사업에 집중해왔다”며 “이제는 취미처럼 계속해왔던 인터넷 분야 투자로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 4위 이통사 T모바일US 인수 실패와 중국 알리바바 투자에 따른 성공이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야후 등 인터넷 분야의 우수한 스타트업을 잘 찾아냈던 자신의 강점을 다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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