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간담회 열고 인수 의지 재차 밝혀
국내 부동산개발회사인 CKT개발이 매각 절차가 중단된 팬택을 살리겠다며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법원을 비롯한 업계는 이같은 인수 계획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CKT개발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팬택 부활, 언론인 오찬 간담회’를 열고 팬택 회생안을 밝혔다. 이날 CKT이 제시한 회생안의 골자는 노키아(Nokia)식 창업을 통한 팬택의 부활, 송도 (한중미) 칭화과기원을 플랫폼으로 한 중국에서의 경쟁력 확보, 글로벌 강소기업 군단 창조 등이다.
이 회사는 노키아식 부활을 언급하며 팬택을 활용해 한ㆍ중 간 IoT(사물인터넷)를 강화하면서 팬택 임직원을 ICT(정보통신기술)창업으로 유도해 팬택을 부활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노키아식 부활이란 쇠락한 노키아를 떠난 정보기술(IT) 인재들이 벤처기업을 세우고 ‘클래시 오브 클랜’, ‘앵그리버드’ 등의 모바일 게임과 무선 오디오 장비 등을 개발하며 핀란드의 경제에 불을 지핀 것을 말한다.
CKT개발은 “팬택을 인수하면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는 팬택’이 될 것”이라며 “팬택이 지주회사로 있으면서 새로 창업하는 기업이 팬택 브랜드를 사용해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벤처공동체 구축을 위해 송도 (한중미) 칭화과기원이라는 한중미 창업공동체 플랫폼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팬택 브랜드는 살리되 스마트폰은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연구개발·생산 등 팬택 전 인력에 교육 기회를 제공해 벤처창업을 도모하겠다는 설명이다. 팬택이 일종의 지주회사로 있으면서 종업원들과 각종 유무형 자산을 보유하고, 그 아래 수많은 창업 기업들이 창출되는 형태다.
CKT개발은 “팬택과의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송도 (한중미) 칭화과기원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결합해 팬택의 부활을 수년 내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KT개발의 계획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CKT개발은 상암동 본사 인력 김포공장 이전 임대보증금 113억원 확보, 관리인원 100명만 남기고 무급 휴직상태 처리, 비상운영계획 등을 통해 3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10월부터 인수자금 투입으로 1300여명 팬택 임직원을 회생계획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2차 매각 당시 CKT개발은 인수대금을 해당 채권 등의 변제자금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내용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원래 인수대금은 채권 등의 변제자금으로 쓰여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CKT개발의 경우 그럴 의도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후속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CKT개발이 예상하는 팬택의 청산가치는 업계 예상 청산가치 약 15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461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KT개발은 회생자금으로 2010억원의 조달계획을 마련했지만 현재 이 회사가 가진 인수자금은 전체 인수 자금의 15% 수준. 나머지는 금융회사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법원으로부터 인수 자격이 없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고, 인수자금조차 100% 마련되지 않은 것 같은 상황에서 CKT의 계획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KT개발은 화교를 위한 영주권제도를 입법화하는 데 앞장섰던 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7개의 기업과 학교법인을 설립·운영 중이다. 지난달 열린 팬택 제2차 공개 매각 때 나머지 2개 업체와 함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인수 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CKT개발은 법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청원서 및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