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는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는 파퀴아오의 도발에 메이웨더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내겐 이제 링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고 응수했다.
‘무패행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ㆍ미국)와 ‘필리핀의 전설’ 매니 파퀴아오(37ㆍ필리핀)가 3일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연일 ‘억’소리 나는 소식을 쏟아내는 두 사람의 대결은 대전료만 2억5000만 달러(약 2684억7500만원)가 넘는다. 역사적인 순간을 기다려온 복싱팬의 관심도 대단하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최고 34만4000 달러(약 3억67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는 링사이드 티켓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26), 경기 당일 미국 국가를 부를 제이미 폭스(48)를 비롯해 저스틴 비버(21), 스눕 독(44) 등 유명인사도 예외 없이 링사이드 티켓을 손에 넣었다. 500장만 풀렸던 일반 매진은 60초 만에 매진됐다.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은 세계 최고의 복싱 선수인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대결이 세계 복싱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세기의 대결’인 것도 있지만 매스컴의 집중 조명이 이뤄진 덕분이기도 하다.
시작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여전히 복싱이 종합격투기(MMA)를 기반으로 하는 이종격투기대회(UFC)보다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메이웨더는 단 두 차례의 경기로 1억 500만 달러(약 1128억원)으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했다. 반면 유명한 UFC 선수 앤더슨 실바의 대전료는 60만 달러(6억45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복싱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UFC의 맹 추격을 받고있다. 미국 스트리트 앤 스미스 스포츠 비지니스 저널이 2013년 발표한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18~29세의 경우 UFC를 선호하는 비율이 36.5%로 복싱(26.2%)보다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20만 명 중 남성팬 전체로 봐도 UFC(74.6%)가 복싱(72.4%)을 근소하게 앞서있다.
미국 CBS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인 레슬리 문베스(미국)는 UFC의 추격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직접 나섰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입장이 달라 4월 23일까지도 최종계약서 서명을 미루고 있었다. 이에 레슬리 문베스가 조율에 나서 극적으로 빅매치 성사가 마무리됐다. 문베스는 두 사람이 결전을 결심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웨더의 중계권을 소유한 CBS 유료채널 쇼타임과 파퀴아오의 중계권을 가진 HBO는 홍보에 열을 올렸다.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되기까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영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외신도 연일 기사를 쏟아냈다.
폭발적인 관심은 복싱이 침체기에 빠져있는 한국에도 이어졌다. 최근 한국 복싱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선수들의 지명도도 떨어져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을 섭외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대결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BS는 지상파와 SBS스포츠 채널을 통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를 생중계한다. 배성재(37) 아나운서를 중계진으로 선정하고 두 선수의 다큐멘터리를 편성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덕분에 TV 뉴스와 신문의 조명을 받으며 평소 복싱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두 사람의 대전료와 입장료 등을 줄줄 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