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는 1일 미국 듀폰사와 버지니아주 동부지법에서 진행해온 영업비밀 관련 민사 소송과 미국 검찰 및 법무부 형사과가 제기한 형사 소송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첨단소재인 아라미드 소재 제품 ‘헤라크론’의 개발과 관련해 2009년부터 6년 동안 듀폰사와 진행해온 법적 다툼을 마무리 짓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헤라크론의 생산과 판매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박동문 사장은 “헤라크론과 관련한 민·형사 분쟁을 해결하게 돼 기쁘다”며 “오늘의 합의로 양측 간 소송이 원만하고 상호 만족스러운 끝맺음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코오롱은 2005년 ‘헤라크론’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케블라’를 보유한 듀폰과 ‘테크노라’ 등을 판매 중인 일본 데이진이 이끄는 아라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강도가 5배 센 합성섬유로 관련 업계에서는 ‘꿈의 소재’로 통한다.
하지만 듀폰이 2009년 전 듀폰 직원인 마이클 미첼을 코오롱이 컨설턴트로 채용한 것에 대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코오롱의 사업은 발이 묶였다. 2011년 11월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은 코오롱이 듀폰에 9억199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4월 버지니아주 연방항소법원은 이 판결을 무효화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려 전세가 역전되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소송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회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자 이웅열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합의의 조건에 의거해 듀폰이 코오롱에 제기해온 모든 소송이 종결됨에 따라 코오롱은 자사의 헤라크론 제품을 계속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이번 양사 합의로 코오롱은 이제 자유롭게 아라미드 사업의 성장과 시장 확대를 위해 전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 합의에 따라 코오롱은 총 2억7500만 달러를 듀폰에 지급할 예정이다. 또 형사소송과 관련해 코오롱은 미국 검찰이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모의혐의 하나에 대해서 벌금 8500만 달러를 지급한다. 민사 합의금과 벌금을 앞으로 5년간에 걸쳐 분납한다.
미국 검찰은 절도와 사법방해 혐의 등을 취하하는 유죄인정합의(Plea Agreement)로 형사 소송을 종결하기로 했다. 코오롱도 유죄인정합의의 당사자이며 그 합의에 기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