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일 긴급 외무장관·내무장관 회의 열어…난민 수색과 구조 강화하기로
지중해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수백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최대 100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향하려 한다면서 유럽연합(EU)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주말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70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데 이어 이날도 총 450명이 승선한 난민선 2척이 뒤집혔다.
비극이 끊이지 않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20년 전 우리는 세르비아 사태에 직면해 눈을 감았다”며 보스니아 인종 대학살을 언급하면서 “다시 눈을 감을 수 없다”고 EU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마우리치오 스칼리아 이탈리아 선임 검사는 “지금 리비아에는 유럽으로 피난하려는 50~100만에 이르는 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시리아 내전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준동으로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렌치 총리의 호소에 EU는 이날 긴급 외무장관·내무장관 회의를 열어 지중해상 난민 수색과 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EU 장관들은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에 집중된 난민 구조 부담을 회원국 전체가 공유하는 방안을 의논했으며 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의 난민 구조작전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난민 출발 거점인 리비아를 안정시키기 위해 EU 병력을 파견하고 휴전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의하기도 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난민 유입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3일 EU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달 회원국 부담 공유와 난민 수용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역외 난민 수용소 건립 등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