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發 테크쇼크] ②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디지털 골드러시'

입력 2015-04-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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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IT 융합 ‘미래 스마트카’ 연구·개발 요충지 부상

▲자동차 업체로서 이례적으로 실리콘밸리에 자리를 잡았던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차 '모델S'. 사진=블룸버그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모터스는 왜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었을까.’

제너럴모터스(GM)·포드모터스·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 등 미국 자동차 빅3가 디트로이트에 본거지를 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 이유가 지금에서야 분명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에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디지털 골드러시’가 한창이다. 포드는 최근 팔로알토에 새로운 사무소를 열었다. 연내에 현지 인력을 4배로 늘릴 계획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벨몬트에 이미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곳에선 150명이 근무하며, 여러 반도체 업체의 엔지니어와 함께 자동차 소프트웨어용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멘로파크 인근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GM과 BMW는 팔로알토에, 혼다와 닛산, 토요타 등 일본 빅3는 마운틴뷰 인근에 몰려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서니베일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디트로이트를 등진 이유는 IT 업계의 거인들과 신흥기업들이 한층 진화한 스마트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자동차시장 전문조사 업체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상시 접속된 자동차)로의 전환은 기술 면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 진행됐다. 승용차와 경트럭 제조 비용의 10~25%는 소프트웨어 관련 비용이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자동차 한 대의 경제적 가치의 대부분은 실린더 블록과 캠 샤프트 등 공급망에서 주어진 1000개 단위 부품에 의해 평가됐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는 것.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와 함께 휴대폰 업계에 일어난 현상이 지금 자동차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시대의 흐름을 일깨웠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PC 동영상 처리용 프로세서를 제조했지만 지금은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와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태블릿PC와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연간 신차 판매 대수는 10만대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고객이 자동차 튜닝이나 수리를 원하면 공장에 보낼 필요가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만큼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를 실현하는 데는 실리콘밸리와의 공조가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와 로버트 보쉬, 미국 델파이 오토모티브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드는 이유다.

폭스바겐의 에왈트 고스만 벨몬트 사무소장은 “자동차 업계의 진정한 프론티어는 바로 이곳”이라며 앞으로도 실리콘밸리가 자동차 업계의 연구·개발(R&D) 요충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골드러시

개척정신과 기술 진보에 대한 기대를 갖고 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로 산업계가 몰려드는 현상을 19세기 미국 서부 금광지역으로 몰려든 골드러시에 비유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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