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환율 개입 자제를 촉구하는 미국의 압력을 무시하고 수출 지원을 위해 원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환율 예측 정확성에서 상위를 차지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이같은 견해를 나타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서 지난 4분기 환율 예상 적중률 1위에 오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ANZ)은 원화가 6월 말까지 3.6% 하락해 달러당 114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3위인 ABN암로은행은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2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 가치는 최근 1개월간 달러 대비 2013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유로와 엔에 대해선 적어도 7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ANZ의 고 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13일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원은 특히 엔화에 대해 과대 평가돼 있으며, 그것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내수 촉진을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고, 그것이 원화 약세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주 발표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환율 개입을 대폭 확대시킨 것 같다”며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 기획재정부 손인창 국제금융정책국장은 환율의 대폭적인 변동 시에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한다는 원칙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