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약정 절반이 경영 악화… ‘비상등’ 켜진 대기업들

입력 2015-04-10 10:53수정 2015-04-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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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채무계열 41곳 들여다보니

금융권에 빚이 많은 대기업 그룹의 부채비율이 증가하는데다 적자까지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41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시작했다. 앞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 대기업집단은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올해는 지난해 약정을 체결했던 14개 대기업 중 대성과 STX는 주채무계열에서 빠졌지만 경영이 악화된 기업의 경우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돼 체결 대상 기업의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재무구조 취약 대기업, 단기성 차입금 10조5000억원 = 올해 주채무계열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는 지난해보다 1개 줄었다. 장금상선과 하림이 새로 편입됐고 STX, 대성, 부영이 제외됐다. STX는 STX중공업, STX엔진에 대한 출자전환, 대성은 대성산업가스 매각, 부영은 보유현금으로 차입금 상환으로 각각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

그러나 41개 주채무계열 중 상당수는 부채비율이 상승한데 이어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이란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주채권은행에 약속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금융권에 빚이 많은 14개 대기업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됐다. 주채권은행은 이달 말까지 41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고,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가 있는 주채무계열에 대해선 다음달 말까지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완료할 방침이다.

우선 주채무계열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으로는 효성, OCI, KT, 한진중공업, 이랜드, 한솔, 장금상선, 하림 등으로 부실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 중 효성과 하림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부실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효성과 함께 금융당국의 관리대상 계열에 포함됐던 이랜드의 경우 2013년 344%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98%로 상승하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또한 이들 주채무계열들의 단기성 차입금 규모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10조4531억원으로 2013년 9조8694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었다. 문제는 신용 위험이 부각되면서 회사채나 기업어음 발행 등 시장성 조달은 불확실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올해도 여전히 자금난이 우려되고 있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14개 대기업… 재무구조 여전히 불안 =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14개 그룹 중 절반이 부채비율이 급등하는 등 경영이 악화된 것을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의 존속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경고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주채권은행은 이들 대기업에 대해 핵심 자산 매각과 인원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대성산업의 경우 2014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비율은 9480.2%로 유동성 차입금액은 1조3331억원, 현금성 자산은 592억원에 불과했다. 부채비율 1만2674%로 전년 412%보다 30배가 넘게 급증했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9480%에 달했다.

이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동부건설의 201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3392.2%로 전년 617% 대비 6배 가까이 뛰었다. 순차입금비율은 1086.2%에 달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 현대산업개발 등은 전년 대비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동국제강은 부채비율이 소폭 낮아졌지만 순차입금은 4조33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갚아야 할 유동성 차입금만도 3조7186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3년 1185%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던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해 966%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670.1%로 올해 갚아야 할 유동성 차입금액은 3조6982억원이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371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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