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값 딜레마에 빠진 약국들… 납품가 올랐지만 판매가 인상엔 눈치보기

입력 2015-04-0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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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 10% 올랐지만, 경쟁 심화에 서로 눈치만…정부 약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

동아제약이 지난 1일부터 ‘박카스D’ 공급 가격을 인상하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판매 가격 인상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선 약국들이 박카스D의 납품가 인상에 따라 오랫동안 500원을 받아오던 소비자 공급가격을 올릴 경우 주변 약국보다 비싸게 파는 약국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동아제약에서 만드는 대표적 피로 해소 드링크제 박카스D의 약국용 납품 단가는 원재료 가격 및 제반 비용의 지속적 상승으로 지난 1일부터 10.8% 인상됐다. 박카스D 납품가가 오르는 것은 6년 만이다. 절대 금액으로는 납품 가격이 50원 정도 오르는 것에 불과하지만, 박카스D의 소매가가 이전까지 500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인상폭이다.

납품 단가 인상에 맞춰 박카스 판매 가격을 올린 약국과 그렇지 못한 약국으로 나뉘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경쟁 심화에 서로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게다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박카스(박카스F)와는 달리 약국에서 팔리는 박카스(박카스D)는 판매가가 조금만 올라도 불만이 제기되는데, 이는 정부의 오락가락 약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약사는 “오랫동안 500원에 팔리던 박카스 가격을 100원 올리면 주변 약국보다 비싸게 파는 약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까 봐 가격을 올리기 꺼려진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약사는 “이달 초부터 박카스 가격을 600원으로 인상했다”며 “박카스를 손해 보면서 팔기보다는 모든 약값을 제대로 받는 것이 옳다”고 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일선 약국에서 박카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워낙 가격 상징성이 커 인상을 꺼리는 약국이 많다”면서 “정부의 신뢰감 있는 약가 정책이 있었다면 이런 눈치 보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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