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만대 규모 가동, 이후 30만대로 확대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강화한다. 4번째 현지 공장 착공을 통해 중국 ‘톱3’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3일 허베이성 창저우(滄州)시에서 연간 생산 30만대 규모의 신규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했다.
부지 192만㎡, 건평 25만㎡ 규모의 이 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부터 엔진까지 생산하는 ‘종합 공장’ 형태로 세워진다. 내년 말 완공되는 창저우 공장은 운영 초기에는 20만대 규모로, 2018년부터는 3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의 기적' 다시 쓰겠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허베이성에 창저우 공장을 설립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공장 설립을 계기로 중국 파트너들과 함께 만들어 온 ‘현대 속도’와 ‘현대 기적’을 다시 쓰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허베이성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약칭)’ 광역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징진지 경제권은 연간 총생산 1조 달러를 넘는 중국 제3의 경제권으로 향후 중국의 성장을 책임질 전략 거점이다.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 베이징 공장과 거리가 215km에 불과해 기존 부품 협력업체 활용이 용이하다. 또 인근에는 5개 간선철도와 7개 고속도로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는 창저우 공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각 라인에 최신식 자동화 설비를 투입해 유연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배기가스, 폐수, 폐기물 배출을 절감하는 리사이클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창저우 공장을 통해 베이징과 허베이성을 포괄하는 중국 수도권 지역 대표 자동차 메이커로 브랜드 위상을 굳힐 것”이라며 “중국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 허베이성에 가장 먼저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징진지 경제 성장에 따른 신규 자동차 수요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칭 공장 추가 착공… 현지 생산 195만→270만대로=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에서 8.8%, 허베이성에서 8.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전체 시장 점유율(6.6%)을 능가하는 수치다. 창저우 공장이 가동되면 고품질의 신차를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판매를 확대한다는 생각이다.
이어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국 충칭(重慶) 공장 착공을 통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중서부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차가 현지 공장을 연이어 건설하는 것은 폭발적인 중국 시장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지난해 승용차 판매 규모는 1700만대다. 중서부 지역 자동차 대중화와 징진지 개발로올해는 1849만대, 내년에는 2015만대로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 신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2018년에는 2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메이커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18년까지 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총 182억 유로를 투자, 현지 1위를 하고 있는 상하이폭스바겐에 힘을 싣는다. 폭스바겐은 2017년 439만대, 2018년 500만대 중국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GM도 2017년까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상하이GM의 생산 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르노닛산 역시 2018년까지 21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현대차의 중국내 생산 규모는 195만대다. 창저우 공장 건설과 기아차 둥펑위에다 3공장 증설 등으로 2016년 230만대(현대차 141만대, 기아차 89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충칭 공장과 창저우 공장 증설이 끝나는 2018년 생산 능력은 270만대로 확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공장 건설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 GM 등과 업계 선두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며 “매년 10% 이상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중국 톱3 승용차 메이커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