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언제 나올까… 금융업종의 진화? 산업자본의 확장? 갈 길은 맞지만…

입력 2015-04-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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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마련”에 대기업들 관심 보여… “금산분리 근간 흔들려” 우려

일반 은행이 인터넷뱅킹을 부수적인 서비스 차원에서 도입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 전문은행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띤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비대면 채널인 인터넷뱅킹이 먼저 개설된 후 미니점포 또는 무인자동현금입출금기(ATM), 무인종합정보안내시스템(KIOSK)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렇게 하면 운영비용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예·적금에 추가금리를 지급하거나 대출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 배경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효율성, 생산성으로 승부 = 지난해 은행 영업 점포수는 2009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점포 내방객 수의 감소가 주 원인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판관비(임금·운영비용 등)가 비약적으로 감소하는 장점을 가졌다. 인터넷서비스 홈페이지 개발 비용과 중앙관리 비용만 들이면 사업이 가능하다. 무점포 영업을 통한 저렴한 업무처리 비용을 앞세워 기존 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등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지역적 영업제한이 없는 활동영역과 영업점 방문 없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등 탁월한 장점으로 무장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생기면 일반 시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추가적인 저축성 예금은 인터넷은행을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사용자 편의성에서도 차별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존 은행 홈페이지보다 쉽고 빠르고 안전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상으로만 사용자 인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 현금인출을 위해 타사 현금지급기를 대여해 쓰거나 공용 ATM을 쓸 때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은행 영역 침범할까… 성공 가능성 따져 보니 =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행산업의 부실과 수익모델의 취약을 이유로 좌절됐다. 그 사이에 금산분리 정책의 벽은 더 견고해졌다. 금산분리 정책의 강화로 산업자본의 지분 기준이 기존 9%에서 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산업에 핀테크 열풍이 불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금융위는 금융규제 개선 사례 중 하나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제시하고 올 초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핀테크 산업이 발전해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금산분리 정책이 일종의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금융그룹 외에 대기업의 진입도 허용해 규제를 완화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의 완전경쟁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오는 6월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대기업 그룹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터넷 전문은행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제도가 확정되면 그룹 계열사인 이비카드나 PS Net 등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산분리 원칙과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핀테크 활성화를 명목으로 롯데뿐 아니라 다른 산업자본들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려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일본은 꾸준히 성장 = 국내에서 도입을 놓고 이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는 1995년 10월 세계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설립된 이후 2000년 초반까지 30개 내외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됐다.

초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고정비용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임계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투입으로 영업 초기 재무상태가 좋지 못해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00년 중반 이후였다. 인터넷뱅킹 이용률 증가와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으로 영업 실적이 향상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일부 선도 인터넷 전문은행 중심으로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미국 10대 인터넷 전문은행 총자산은 4400억달러(약 486조원,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총예금은 3039억달러(약 335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상업은행 대비 각각 3.1%와 2.8%에 해당한다.

일본의 경우 2000년 처음 생긴 이래 지난해까지 총 6개의 은행이 영업 중이다. 주로 소니, 야후 등 비금융기업과 은행 공동출자 형식으로 설립됐다. 일본은 지속적인 성장세와 수익성 향상을 시현해온 것이 특징이다. 특히 총예금 9조4000억엔(약 87조원, 1.4%), 총대출 2조8000억엔(약 21조원, 0.5%)을 기록하며 2006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유럽은 EU 통합으로 국가별 영업기반을 뒀던 은행들이 인터넷을 이용,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터넷 전문은행을 활용해 2002년 중반까지 35개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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