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의 협상이 일부 쟁점을 남긴 채 시한이 만료되면서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이란 핵 협상이 예정됐던 마감 시한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을 넘어 최소 하루 연장됐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메리 하프 대변인은 아직 넘어야 할 일부 어려운 쟁점이 있지만, 협상을 연장할 정도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스위스를 떠날 예정이던 존 케리 국무장관도 내달 1일까지 계속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 핵 협상 장소를 떠나 러시아로 돌아갔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3월 31일 오후 늦게 협상 무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오전에 돌아오면서 양측이 틀의 합의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스위스로 돌아가기 전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협상의 새로운 라운드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전망이 좋다고만 말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이란 핵 협상은 대이란 제재 해제 시점과 범위, 이란의 핵 연구·개발 제한 수준, 이란의 농축우라늄 재고분 이전 장소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핵 협상이 기한을 넘겼지만 즉각 어떤 귀결이 초래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지난 2013년 11월에 도달한 잠정 합의가 올해 6월 말까지 유효하다고 전했다. 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면 이란과 6개국(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영국)은 최종 합의에 대한 6월30일을 기한으로 추가 협상의 길이 열린다. 다만 협상 관계자는 정치적 이해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어려운 쟁점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앞서 이란과 6개국은 지난해 초에 최종 합의에 관한 협상이 시작된 후 두 기간을 놓쳤다. 같은 해 7월 20일과 11월 24일이다.
현재 워싱턴에선 회의론이 강한 상태다. 엄격한 국제 제재 조치를 완화하는 대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합의 도달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 의회는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벼러왔던 만큼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협상 역시 빈손으로 끝이 날 경우 의회로부터의 공격을 면치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