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의 명성이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제프리스그룹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야누스캐피털그룹 관련 보고서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니엘 T · 파농 등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야누스의 한 자산 클래스로의 자금 유입 전망을 80억 달러(약 8조9000억 원)로 기존의 240억 달러의 3분의 2로 하향 조정한 반면, 다른 자산 클래스로 유입되는 자금에 대해선 5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외인 것은 전망을 상향한 것은 빌 그로스가 운용하는 채권 부문이 아닌, 주식 부문이었다는 것. 이는 빌 그로스의 ‘채권왕’이라는 명성을 감안했을 때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언론이 그로스에 주목하는 가운데 주식 사업은 많은 상품을 통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되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테일(소액 투자자)용 주식 관련 상품에서의 자금 순유출이 몇 년간 계속 된 후 야누스의 자금 흐름은 지난 3개월 동안 모두 순증해 총 5억 달러에 달했다”고 적었다.
제프리에 따르면 주식 투신에 대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야누스의 주식 투자가 연초 대비 약 5.3% 올랐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호조가 눈에 띄는 것은 ‘야누스 글로벌 라이프 사이언시스 펀드(운용 자산 40억 달러)’로, 1월 말의 14억 달러, 이달 20일까지의 1년간 투자수익률은 플러스 39%로 유사 펀드의 88%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반면 그로스의 ‘글로벌 언컨스트레인드 본드 펀드’는 연초 이후 지금까지 유사 펀드의 하위 20%로 침체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운용 자산은 2월말 현재 14억5000만 달러 미만으로, 1월의 14억6000만 달러 이상에서 소폭 감소했다. 모닝스타의 자료에서는 그로스가 지난해 10월에 운용을 맡은 이후 이 펀드의 수익률은 보합세로 유사 펀드의 중간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스는 작년 9월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에서 나와 같은 해 10월부터 야누스로 이적했다. 당시 그는 “크고 복잡한 조직을 운영하는 데 따른 많은 작업에서 해방돼 채권 시장과 투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로운 활약의 장으로 야누스를 선택한 것은 딕 웨일 최고경영자 (CEO)와의 오랜 관계와 그를 존경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야누스에서 그로스의 시대는 상대적 퍼포먼스로는 천천히 시작됐다”며 “그로스의 명성을 감안하면 채권 자산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