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카드 없이 현금 인출이 가능한 현금 자동 인출기(ATM)가 등장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은행 (BMO) 산하 BMO해리스은행은 16일(현지시간) 현금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현금 인출이 가능한 미국 최대 규모의 ATM 네트워크를 도입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네트워크는 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해 돈을 인출하는 구조다. 해당 은행은 이 기술을 사용하면 ATM 작업 시간이 단축되는 데다 카드 도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몬트리올 은행은 이번 ATM 네트워크 도입으로 미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선 선구적인 입지를 굳히게 됐다는 평가다. 금융 거래 관리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 기관은 비용 절감과 안전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BMO 해리스은행에 따르면 현금 카드가 필요없는 ATM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ATM에 도착하기 전에 인출 준비가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모바일 뱅킹용 앱에 로그인해 인출 금액을 입력, 카드가 필요 없는 ATM에 가서 모바일 캐시 버튼을 누른 후 QR코드 리더기를 읽히면 ATM에서 원하는 금액을 인출하는 구조다.
이 은행은 기존의 현금카드 방식으로는 45초 정도 걸리던 것이 이 ATM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15초면 끝난다고 말한다. 여기다 카드를 ATM에 넣을 필요가 없어 안전성도 높아진다는 것이 은행의 설명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에는 은행 측이 원격 조작으로 응용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ATM 간의 상호 작용은 암호화된다. 현금 인출이 완료되면 거래의 메타 데이터는 소멸하고 재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 사용에 비밀번호나 지문과 같은 생체 인식을 사용한 경우에는 안전성이 한층 높아진다.
BMO는 본사가 있는 캐나다가 아닌 미국에서 먼저 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 카드의 보안이 캐나다에 비해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우선 750대의 ATM에 이 네트워크를 도입하고 6월까지 기기를 900대로 늘릴 예정이다.
BMO 해리스은행은 미국에서 200만 곳 이상의 개인 및 법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점은 600개, ATM은 1300대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