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펀드는 336억 달러 자금 빠져나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실시에 막대한 자금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올 들러 지금까지 유로존 주식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약 356억 달러(약 40조1852억원)로,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1분기의 320억 달러를 경신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정보제공업체 EPFR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펀드에서는 336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유럽과 대조됐다.
ECB는 지난 9일 월 6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QE를 시작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주도 하에 실시되는 QE는 유로존 디플레이션 위험을 피하고 경제회복을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FT는 풀이했다. ECB가 양적완화를 실시한 것과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오랜 기간 강세장을 유지했던 미국에서 이제 막 QE가 시작된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은 펀드자금 유입은 물론 주가 상승폭에 있어서도 미국을 웃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CB와 연준의 이런 정책적 분기는 달러에 대한 유로의 가치 하락도 부추기고 있다. 이날 달러당 유로 가치는 장중 한때 1.0463달러로 지난 2003년 1월 9일 이후 12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유로ㆍ달러 환율은 올 들어 13% 하락했다.
유로화 가치 하락에 이 지역 수출기업들도 실적 호조 기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수출국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올 들어 21.3%나 올랐다. 이는 미국증시 S&P500지수가 올해 0.7%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디디에르 상 조지 카미낙게스천투자펀드 매니징디렉터는 “우리 포트폴리오는 드라기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며 “드라기는 자산가치는 높이면서 위험 요인을 낮추고 있어 단기투자자들에 최고의 친구”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일증시 DAX지수가 20% 이상 올랐다고 하지만 달러화로 환산하면 수익률은 5%에 그친다고 FT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