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12개월째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새해 첫달에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빚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5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7000억원 늘었다. 전년동월에 비해서는 8.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2월(688조1000억원)부터 12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앞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작년 10월에 역대 최대 증가폭인 7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11월(7조5000억원), 12월(7조7000억원)에도 줄곳 7조원대로 확대됐다.
물론 올 1월 증가폭은 전달의 11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대출 비수기인 1월중과 비교하면 2003년 10월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이렇게 가계빚이 빠르게 증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했다. 한은은 작년 8,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하향 조정, 역대 최저치인 연 2.0%로 넉달째 동결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을 구체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462조원)이 1조4000억원 불었다. 반면 기타대출(284조5000억원)은 8000억원 감소했다.
무엇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367조1000억원)이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은 1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