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통사의 고민…“5G는 피카소 그림, 아무도 몰라”

입력 2015-03-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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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 등 IT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해법으로 5G 개발 전력투구, 그러나 개념 자체도 불분명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간 전시회 복도에 5G 간판이 붙어있다. 블룸버그

글로벌 이동통신업체들의 고민이 짙어지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IT업체들이 슬금슬금 자신의 밥그릇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이통사들은 그 해법으로 5세대(5G)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와 통신장비업체 내부에서도 아직 5세대(5G)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고 여기에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인가 하는 공통된 인식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톰 휠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이통사들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나타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5G는 마치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과 같다”며 “같은 그림을 보고 서로 다르게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5G의 현위치”라고 꼬집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미국에서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고 있으며 신흥시장에서는 드론과 기구 등을 활용한 인터넷 무료 접속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에릭슨의 울프 에발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과거 어느 때보다 이통사와 통신장비업체들이 더 많이 협력할 필요가 커졌다”며 “이런 위협은 우리의 케이크를 같이 나눠 먹으려는 다른 이들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이통사 임원들은 IT기업의 위협에 맞서 5G 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AT&T와 스웨덴 에릭슨, 독일 도이체텔레콤과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이통사와 통신장비업체들은 지난주 MWC에서 5G가 구현될 때의 미래상을 그린 ‘5G 백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통사들이 꿈꾸는 5G의 미래는 환상적이다. 업계는 5G 지연시간을 1밀리초로, 4G의 50분의 1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무인자동차가 다른 차량과 통신해 사고를 피하거나 의사가 병원에 앉아서 사고 현장에 있는 로봇을 원격 조정해 외과수술을 할 수 있게 하는 속도다. 또 데이터 전송속도는 10Gbps(1Gbps는 초당 1기가비트 데이터 전송하는 속도)로, 4G보다 수천배 빠르다. 실현되면 HD 화질의 영화를 수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수준에 도달한 업체는 아무도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KT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최근 테스트 환경에서 최대 7.5Gbps를 구현한 것이 현재까지는 가장 빠르다.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이통사들이 막상 자신의 네트워크를 5G라고 부를 때 논쟁이 생길 것”이라며 “아직도 할 일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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