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피싱메일’을 통해 한국인을 자국으로 유인한 뒤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천 만원을 가로챈 국제사기사건이 발생했다.
4일 남아공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슬루’라는 남아공 흑인이 한국에 있던 전모씨에게 피싱메일을 보내 “미국 은행에 예치해 놓은 2200만 달러(약 242억원)를 투자할테니 사업계획서를 보내달라”고 접근했다.
이후 사기꾼 일당은 전씨와 같이 투자하기로 한 유모씨를 지난달 9일 남아공으로 오도록 유인한뒤 경찰 인증료와 고등법원 인증료, 변호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천 만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예치금 증명서 등 관계 서류를 보여주고 경찰관 복장을 하거나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물을 내세우는가 하면 거액의 돈다발을 보여주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납치 등을 우려한 대사관 측이 피해자들에게 범인들이 제시하는 장소가 아닌 한국 대사관에서 만날 것을 제의하라고 건의했다. 이 요구에 대해 범인들이 욕설을 하고 연락을 끊자 피해자들은 미련을 버리고 귀국했다.
대사관은 “피해자들이 돈이 떨어지면 납치해 가족들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살해하기도 한다며 투자를 미끼로 입국을 종용하거나 수수료 등을 요구하면 코트라를 통해 사전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