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모그 다큐, 1억명 이상 시청…공해문제, 양회 중심이슈로 부각

입력 2015-03-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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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CCTV 여성 앵커인 차이징 자비 들여 만들어…중국 정부, 검열하지 않고 시청 허용 눈길

▲차이징 전 CCTV 앵커가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 출처 유튜브 캡처

중국에서 스모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다큐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방영돼 지도부가 공해문제를 이번에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 여성 앵커 출신인 차이징이 자비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가 지난달 28일 공개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텐센트의 동영상 포털에서만 1억36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FT는 전했다.

천지닝 중국 환경보호부장은 전날 차이징에게 문자를 보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에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천 부장은 차이징의 영상을 레이첼 카슨의 1962년 저서 ‘침묵의 봄(Silent Spring)’과 비교하기도 했다. ‘침묵의 봄’은 미국 환경보호운동을 촉발한 작품이다. FT는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의 ‘불편한 진실’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차이징과의 인터뷰를 싣는 등 차이징의 다큐멘터리는 중국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104분 분량의 이 영상은 스모그가 짙게 깔린 중국 전역의 실상을 각종 자료와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차이징은 딸이 태어나기 직전 종양 진단을 받고 태내 수술을 받았던 사실까지 공개하면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웠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CCTV에 있을 때도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이런 민감한 사안을 담은 영상을 검열하지 않고 시청을 허용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정부가 ‘공해와의 전쟁’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리피스 동아시아의 리숴 선임 기후·에너지정책 책임자는 “이 다큐멘터리는 대중에게 폭 넓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매우 다르다”며 “내가 사회적 반향을 측정하는 기준은 부모님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이다. 이전까지 내가 벌인 활동을 부모님이 모르고 있지만 차이징의 ‘돔 아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양회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제시한 아젠다가 폭 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징 작품은 부정부패 척결운동과도 관련 있다는 평가다. 스모그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형 국영 석유기업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활동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 부패 행위로 축출된 저우융캉 전 정법위원회 서기는 대표적인 석유방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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