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능가하는 초대형 기업 탄생…경영 효율화 극대화 의도
중국 정부가 국영 석유기업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환경 속에 엑손모빌과 같은 초대형 기업을 탄생시켜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가장 큰 라이벌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옵션으로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중국중화집단공사(시노켐그룹)를 합병하는 방안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아직 언제 어떤 식으로 합병이 이뤄질지 세부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들 4대 중국 석유업체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모두 통폐합 관련 문의에 언급을 회피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더 크고 강력한 국영기업 육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영기업들의 규모를 키우려 한다는 것.
합병은 또 과잉생산으로 인한 부담을 덜고 지나친 가격경쟁을 줄여 경영효율화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양대 국영 철도차량업체를 통합해 독일 지멘스나 캐나다의 봄바르디어 같은 해외업체와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 4대 석유업체는 각자 특화된 영역이 있었다. 예를 들어 CNPC는 석유탐사와 생산, 시노펙은 정유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15년간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국영기업의 경쟁을 장려하면서 이들은 상대방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제 중국 업체들끼리 싸우는 일이 빈번해지자 이는 인력과 자원낭비라고 본 정부가 다시 산업구조를 재편하려는 것이다. 이런 비효율성은 국제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반토막난 이후 더 뚜렷해져 합병 필요성이 커졌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