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대 전투기 정비대금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예비역 공군 장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공군 예비역 중장 천모(67) 씨와 예비역 대령 천모(58)·우모(55)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천 전 중장은 공군 하사관 출신의 박모(53·구속기소)씨가 설립한 전투기 정비업체 '블루니어'에서 2008년부터 4년간 회장으로 재직하며 범행을 도왔다.
박씨는 실제 수입하거나 구매하지 않은 부품으로 공군 전투기를 정비한 것처럼 꾸며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총 243억원의 정비 예산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역 대령 두 사람은 사업본부장과 사업개발팀장으로 함께 일했다.
예비역 장교들은 전문지식을 활용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정비원가와 전투기 정비 대금을 부풀렸다. 문제가 생기면 다리 역할을 하며 무마하는 일도 맡았다. 실제로 부품 교체 후 폐부품을 반납하는 척하다가 다시 끼워넣으려고 가져오는 사기 행각이 들통나자 이들은 각자 공군 내 선후배들에게 청탁해 사건을 덮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감사원 감사로 비리가 드러나자 달아났던 박씨를 2년6개월만인 지난해 말 체포해 구속기소했다. 박씨와 동업 관계에 있던 이 회사 회장 추모(51)씨도 지난달 16일 공범으로 구속기소됐다.
정비대금 원가 산정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박씨로부터 2008∼2009년 4500만원을 챙긴 전 방위사업청 사무관 김모(62)씨도 지난달 23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