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취임 후 첫 시험대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놓고 ‘여야 공동 여론조사’ 를 제안했다.
문 대표가 그동안 이 후보자 관련 문제를 원내 지도부에 일임하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론조사 카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아이디어 수준으로 제시했을 뿐, 메시지팀에서 오전에 보고한 최종 연설안에도 포함되지 않은 돌발 발언인 것으로 알려져 원내지도부는 물론 상당수 측근조차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론조사 제안은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는데도 야당으로서 쓸 만한 ‘무기’가 거의 없다는 문 대표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아이디어는) 문 대표 고유의 생각”이라면서 “김현미 대표 비서실장 등 극소수의 측근들하고만 어제 상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오는 16일로 미루기는 했지만, 재합의한 의사일정을 다시 미루거나 보이콧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16일 본회의에는 참석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는 게 딜레마다. 이 경우 다수 여당과의 표 대결에서 패할 가능성이 크고, 야당 내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도 우려된다.
그렇다고 16일 본회의 표결까지 불참하면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난과 ‘문재인호’ 출범 후 강경 대치정국을 주도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주말 사이 여론전을 통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유도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이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당이 동참하는 공동 여론조사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