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충전소 수 4만개로 주유소 웃돌아…미국, 車업계는 물론 전력업체도 참여
전기자동차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전기차 충전소가 늘면서 운행 중 배터리가 다해 차가 멈출 것이라는 소비자의 우려를 덜고 있기 때문.
일본의 전기차 충전소 수가 4만개로 3만4000개인 주유소를 웃돌았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닛산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은 석유산업이 지난 수십년간 구축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전기차 지원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충전소가 많아지면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난관을 해소할 수 있다. 닛산 전기차 리프는 한번 충전 후 135km를 달릴 수 있다. 주위에 충전소가 없으면 운전자가 길 한가운데서 차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거리의 충전소와 가정 내 충전설비 확충은 이런 불안을 덜어주게 된다. 조셉 피터 닛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시장의 계속되는 성장은 충전 인프라 발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충전소 확대와 함께 부가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앱 ‘오픈차지맵(Open Charge Map)’은 GPS 기술과 결합해 전 세계 운전자에게 가까운 충전소가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아직 전기차 인프라는 보충할 점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유소는 여전히 여러 개의 주유기 등으로 충전소보다 더 많은 차량에 연료를 줄 수 있다. 또 닛산이 조사한 충전소 상당수가 개인차고 충전설비이기 때문에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그러나 많은 자동차업체가 자체적으로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 공유경제 확대로 개인들이 자신의 충전소를 다른 사람과 나눈다면 전기차 보편화에 필요한 인프라는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를 필두로 자동차업체들의 무료 충전소 네트워크 건설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은 지난 1월 미국 해안가 충전소 구축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업체도 충전소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캔자스시 소재 전력업체인 그레이트플레인스에너지는 지난 1월 올해 중반까지 역내 1000여 개의 충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사용 유도를 위해 첫 2년간 충전이 무료로 제공된다.
현재 미국 전역에 공공 충전소가 9000개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캔자스시는 일약 미국 전기차산업의 수도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이 타이틀도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인 PG&E는 지난 9일 주 당국에 앞으로 5년간 공공장소에 2만5000개 충전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