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사장<사진> 승진이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는 설이 제기됐다. 윤송이 사장의 승진에 심기가 틀어진 넥슨이 투자 목적을 경영참가 목적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3일 윤송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넥슨측에 미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인 넥슨은 “사장인사에 대해 모른다는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은 전하고 있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게 비공식적으로 지분 투자 목적을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도 사실이다. 이후 단 하루 만에 사장 승진인사가 단행되자 ‘가족 울타리’ 경영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 김정주 회장이 불만을 품고 경영권 참여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또 사장 승진과 같은 대형 인사에 넥슨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는 것은 넥슨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도가 담겨있어, 김정주 회장이 경영참여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 이 설의 핵심이다.
이같은 이야기가 확산되자 급기야 엔씨소프트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잘못 전해진 사실”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윤진원 엔씨소프트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넥슨이 지난 목요일(22일) 오후에 변경공시를 하겠다고 통보해왔고, 임원 승진은 그 다음날 최종 확정됐다”며 “승진 발표 때문에 공시 변경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는 억측이자 물타기”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이 기간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인사 발표이고 내부 직급 승진”이라고 밝혔다.
넥슨측도 같은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정기 인사는 엔씨소프트 고유 권한으로 넥슨에 알릴 필요가 없다”며 “엔씨소프트의 말이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측의 이 같은 의견에도 의혹은 남아있다. 넥슨 측은 이번 경영참여 선언을 ‘협력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엔씨소프트측은 ‘신뢰를 잃었다’며 넥슨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