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화이트보드

입력 2015-01-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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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효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 고객지원팀 부장

다람쥐 쳇바퀴 돌듯 걸어 온 길

헐떡거리며 오른 산

가진 것 내어 주고 바람 가득한 들

세상은 숨을 가다듬고

하얀 눈 속에 덮여 있습니다

2014년 나의 화이트보드

욕심 덕지덕지한

아쉬움 묻은 글자들로

빼곡합니다

이루지 못한 일이 더 많은

새해 첫날 새긴 決(결)

갈팡질팡 걸어 온 之(지)

남의 가슴에 화살이 된 說(설)

심호흡 한번 하지 않고 불쑥불쑥 드러낸 怒(노)

가까이 있음에도 느끼지 못한 福(복)

넘치게 채우려고만 했던 過(과)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를 버리지 못한 慢(만)

그만 두어야 할 것을 멈추지 못한 禁(금)

자그만 문턱에서 절벽이라며 주저앉았던 絶(절)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希(희)

갑오년 12월

2014년 화이트보드를 깨끗이 지우고

을미년 새해 그림판에 씌여질 글자를

눈 감고 그려 봅니다

관심

배려

믿음

사랑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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