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후보 5인 주요 공약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각 후보자들이 내건 주요 공약에 금융투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들이 내건 주요 공약은 신임 협회장으로 당선된 후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사업들이다.
지난 5일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쟁쟁한 5인의 후보가 입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의 면접을 거친후 숏리스트(적격 후보자)가 추려져 20일 회원사들의 총회를 거친 후 신임 금투협 회장으로 선임된다.
현재 5인의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건 중점 공약 사항은 △업계와 소통해 자본시장 침체 극복 △시장친화적 규제 완화 △중소형사 생존 방안에 따른 다양한 이행 계획 △펀드시장·선물업·부동산신탁사 활성화 방안 △업계 친화적 금투협 조직 개편 등으로 요약된다.
◇NCR 및 콜시장 완화 등 시장친화적 규제… 신(新) 먹거리 창출 올인 = 우선 침체를 겪고 있는 중소형증권사 생존 방안이 제시됐다. 후보자들은 △NCR(자기자본규제) 및 콜시장 참여 규제 완화 △시장 친화적 규제 체제 전환 △증권사들의 해외진출 적극 지원 △개인자산관리계좌(IWA) 도입 등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콜 차입 전면 제한이 올해부터 시행돼 유동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이를 감독당국과 업계 등과 긴밀히 협의해 완화시킬 계획”이라며 “또한 중소형사들은 최근의 환경에서는 특화 사업 모델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생존이 힘들기 때문에 에너지 환경 분야 자문, 기업공개(IPO), 채권, 구조화 등 각 분야별 특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협회가 지원하고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도 “연기금 공제회 등 공공자금의 주식투자 활성화, 일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와 유사한 개인자산관리계좌 도입, 회원사들의 적극적 해외진출, 투자자 교육과 투자자 신뢰를 위한 공익 공동 광고 등을 추진할 생각”이라며 “특히 규제완화에 대한 업계의 니즈가 큰 만큼 ‘규제개혁위원회’를 신설해 회장 직할로 두고 규제혁신 과제 발굴 및 제도 개선을 추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중소형 증권사의 생존 방안에 대한 R&D(연구 개발)에 나서 체계적인 지원 마련에 힘쓰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운용 대표는 “중소형사는 실상 R&D를 수행할 충분한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협회가 직접 나서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협회 내부에 중소형사 지원 전담 데스크를 만들고 외부 컨설팅사와 연계한 연구 지원서비스까지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재 개편·부동산펀드 취득세 소송 등 침체된 운용업 살리기 = 업황 부진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펀드시장 활성화 대책으로는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펀드슈퍼마켓, IFA제도 활성화 △사모펀드 규제 완화 △부동산펀드 취득세 소송 지원 등이 공약 과제로 떠올랐다.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는 “자산운용사들의 신규 진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해 현재 포화상태인 운용업계의 먹거리 창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신경 쓸 예정”이라며 “최근 안전행정부의 유권해석 변경으로 1600억원 규모의 세금을 환수 당할 위기에 처한 부동산운용사의 소송 지원 및 솔루션 제공 등도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시드머니(Seed Money) 확보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나 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의 대체투자 자금으로 유망한 운용사들의 시드머니를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사모펀드 활성화와 국내 진출 외국사들의 해외 펀드 판매 활성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 구축 등도 공약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통하고 신뢰받는 협회로 탈바꿈 = 회원사들을 위해 소통하고 신뢰받는 금투협으로 거듭 난다는 공약도 잇달아 제시됐다. 특히 회원사들로부터 회장 직무 활동에 대한 사후 평가를 받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운용 대표는 “회원사를 위해 제대로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협회 예산, 자본의 생산적 활용 및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검토해 실행할 것”이라며 “업계 전체의 실적이 부진하면 협회장도 성과급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도 “금융투자협회장에 대한 회원사 CEO들의 회원소환제 도입과 협회장의 회원사 직접 방문 정례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금투협 리모델링 및 금융투자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개혁을 위한 순수 민간 대 국민보고서를 연내 작성할 것”이라면서 “협회 주도로 자본시장 참여자인 회원사들의 목소리, 관계전문가들의 의견, 자본시장의 적폐, 향후 먹거리 등을 총 망라한 ‘5년 비전 금투업 로드맵’을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a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