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마이너스 성장 전망
러시아 경제가 지난달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폭락한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러시아 정부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동시에 본격적인 경기 침체의 신호라는 평가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0.5% 위축됐다. 러시아의 월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HSBC와 마르키트 이코노믹스가 공동 집계하는 이번달 러시아 제조업지수도 지난 5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성장 여파로 최근 반등 조짐을 보였던 루블화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루블 가치는 5.4% 하락해 루블·달러 환율은 57.1루블을 기록했다. 이로써 달러에 대한 루블화 가치는 지난 15일 이후에만 9.3% 하락했다.
러시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국제유가 급락과 루블 가치 폭락에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1~11월까지는 0.6%의 성장을 보였으나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46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러시아 경제는 1.4%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내년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그치면 GDP 성장률이 4.5%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최근 60달러를 밑돌고 있다.
안데르스 스벤슨 노디아뱅크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침체를 가르킨다”면서 따라서 “(11월의) 마이너스 성장이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 “내년 1분기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