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우여곡절 끝에 LIG손해보험의 새 주인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KB금융과 LIG손보 간의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된 지 6개월 만에 금융당국의 승인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취임 후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평가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승인을 미뤄 애를 태웠던 탓에 손익계산을 다시 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KB금융 사외이사 전원 사퇴와 함께 사외이사 권한 축소 등의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위가 그동안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조건으로 조직쇄신안을 강조해 온 만큼 이날 정례회의에서 무난하게 인수 승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윤 회장 입장에선 전산교체를 둘러싼 내분 등 끊이지 않았던 악재를 뒤로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LIG손보 인수로 4000억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했다는 지적과 함께 민간 금융회사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15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KB금융이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장부 가격 2925억원보다 높은 6850억원에 인수하기로 LIG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명백히 회사에 손해를 입힌 사례라는 것이다.
당시 내분사태로 곤혹을 치르고 있던 KB금융 사정상 LIG손보 인수가 비은행부문 확대 강화라는 시너지 제고보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돌파구로 이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윤 회장은 최근 배당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금융당국 정책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인수 예정일이 지난 탓에 매일 약 1억1000만원씩의 지연이자를 LIG손보 대주주인 LIG그룹 일가에 지급해야 한 것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연말까지 단순 계산하면 약 60억원의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 그룹 총자산은 약 324조원으로 신한금융에 이어 2위로 올라 리딩뱅크의 위치를 탈환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게 된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계산이 너무 깊히 들어간 상황에서 당초 인수 목표로 제시한 경영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