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맥주삼국지’ 거품전쟁 스타트

입력 2014-12-2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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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강화 ‘OB’… 추격전 나선 ‘하이트진로’… 생산량 늘린 ‘롯데’

올해 초 롯데주류 클라우드의 가세로 3파전 체제로 재편되며 요동쳤던 맥주 시장이 내년엔 본격적인 싸움터로 바뀔 전망이다. 시장 1위 오비맥주를 인수한 글로벌 강자 AB인베브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과 거센 추격전에 나선 하이트진로, 무난하게 안착에 성공한 롯데의 물량 공세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표로 수장을 바꾼 오비맥주는 이번 주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를 마무리짓고 겨울휴가에 들어간다. 지난 11월 20일 장인수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임명된 만큼 AB인베브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주인 바뀐 첫 원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1위 맥주 카스의 수성과 AB인베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프리미엄 맥주의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의 수입맥주 인기를 염두에 두고 AB인베브가 보유한 해외맥주의 생산과 수입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중국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AB인베브가 ‘하얼빈’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만큼 국내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년엔 (AB인베브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입과 프리미엄 맥주 강화로 변화가 빠른 국내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전 세계 맥주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AB인베브의 마케팅과 영업력이 국내 시장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와 시장을 양분하며 절대강자 자리를 차지했던 하이트진로는 왕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내년을 도약기로 삼고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22일 임원인사에서 부장과 팀장급이던 일선 대리점장 3명을 상무보로 승진시켰고, 현장 영업 담당자들도 일부 임원으로 올리는 등 지난해 점유율 회복에 더욱 악셀을 밟을 것을 인사를 통해 독려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주력 브랜드 ‘하이트’ 맥주의 이름만 빼고 다 바꾸는 등 마케팅과 영업력을 뉴하이트에 집중했다. 1위 오비맥주와 벌어진 격차를 줄이고, 롯데주류의 추격으로부터 멀찌감치 도망가기 위해 내년에도 사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 4월 ‘클라우드’로 본격적인 맥주 삼국지의 시작을 알린 롯데주류는 올해 시장 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내년에는 공세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내년 2월 충북 충주에 연간 생산량 5만㎘ 규모의 맥주 공장의 라인을 두배 증설한다. 3월부터는 맥주 생산량을 10만㎘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2017년까지 연산 50만㎘ 규모로 생산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점유율을 최대 27%까지 높일 수 있는 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 세월호 참사와 내수 침체 등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클라우드가 선전했다”며 “라인 증설이 끝나는 내년에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과 영업력을 대폭 배가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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