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17일(현지시간) 금융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요동쳤던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60.7495루블까지 오르면서 7일간의 하락세를 끝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루블화 가치는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전날까지 7거래일 동안 무려 22% 하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내년 은행들이 자본금 확충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며 은행 채권을 담보로 외화를 제공하는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옥션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화자산 공여를 확대하는 등 외화 공급을 늘려 은행과 기업의 외화 수요에 충분히 호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 부담을 덜고자 루블화 가치와 채권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은 자산을 상각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위험자산을 평가할 때 3분기 환율을 쓰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국고 계좌에 보관 중인 외화를 매각해 루블화를 매입하는 등 환율방어에 나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루블화 가치 폭락은 지속적인 유가 하락과 다른 상품 가격 하락, 서방 제재의 영향 때문”이라며 “그러나 최근 환율은 러시아의 실제 경제 상황과 들어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며 “기업들이 공포에 휩쓸려 루블화 환율이 크게 올라간 현재 외화 매입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본통제는 없다”면서 “중앙은행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일련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