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아버지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습니다. 같은 날 조 전 부사장도 국토부에 사건 조사 출석에 앞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답하겠으며 (사건과 연관된)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그룹을 대표하는 경영진이기에 앞서 부녀가 함께 머리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상황을 악화시킨 데는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큽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이를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했으니 앞으로는 정해진 조사에 성실히 임해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면 될 것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대한항공 불매운동이나 반(反) 대한항공과 같은 여론에 떠밀려 호텔 신축 등 각종 사업 등이 무산되는 빗나간 여파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오너 일가의 잘못은 있지만, 사과와 사퇴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기업에게 그 책임을 다시 묻는 것은 정상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조 회장 일가가 32%의 지분을 보유해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지만, 달리 말하면 62%의 지분을 보유한 일반 소액주주들 역시 회사의 주인입니다.
아울러 국내 1위 국적 항공사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맡은 바 업무에 힘을 쏟고 있을 1만8000여 대한항공 임직원에게 혹독한 후폭풍을 감내하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