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 현장을 가다] 삼성전기 ‘사랑나눔 김장 담그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김장김치

입력 2014-12-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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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마을서 직접 재배한 배추 수확 1만 포기 담가 저소득층 170곳 가정에 전달

▲김범근 본지 산업부 기자가 삼성전기 임직원과 함께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 매탄동 삼성전기 앞에서 열린 ‘제13회 사랑나눔 김장담그기’ 행사에서 김장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칼바람이 부는 아침. 삼성전기 수원 사옥 한 편에는 추위대신 온정의 열기가 가득했다. 임직원들과 지역봉사자들은 김장김치를 담기 위해 고무장갑과 모자, 앞치마로 완전 무장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기자는 사실 단 한 번도 김장을 담가본 적이 없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봉사자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서투른 손놀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봉사자는 고춧가루의 빨간색과 배추의 푸른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버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부정한 자세로 고군분투하다 보니, 어느새 몸 구석구석에서 땀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따뜻한 김치 담그기… 양념은 바로 ‘정성’ =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 매탄동 삼성전기 버스 주차장(1000㎡)에서는 임직원과 지역주민 등 400여명이 모여 ‘사랑나눔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이 실시됐다. 삼성전기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이날은 총 5000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갔다.

임직원들은 20여개의 부스에 부서별로 팀을 나눠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전기 배드민턴 선수단과 지역센터 관계자들이 모인 곳에 엉거주춤 자리를 잡고, 절인 배추에 빨간 속을 버무렸다. 젊고 건장한 운동선수들과 함께해서 김장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바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기자가 참가한 부스는 지난 2~3년 동안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많아 진행 속도가 빨랐다. 예상보다 목표량을 빨리 채우자 여기저기서 남는 배추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자처럼 생전 처음 김장을 담가본다는 김기열(주라장애인 쉼터)씨는 배추와 양념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김씨는 “처음 하는 일이지만, 우리 원생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맛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일하는 주라장애인 쉼터에는 모두 100여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올해 김장김치 300포기를 삼성전기 행사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봉사 참가자들은 각 부스에 배달된 절인 배추에 빨간 양념을 버무린 다음, 한포기씩 정성스레 박스에 넣었다. 김치가 가득 담긴 박스는 행사장 앞쪽으로 모두 집결된다. 여기에 쌓인 김장김치 박스들은 삼성전기와 결연을 맺은 지역 장애인 시설 등에 고르게 분배된다.

허리가 제법 뻣뻣해졌을 때, 잠시 숨도 돌릴 겸 옆에 있던 김두식 리라아동복지관 원장에게 말을 걸었다. 김 원장은 “복지관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다”며 “아이들이 겨울 동안 먹을 김치이니만큼 한 포기라도 더 맛있게 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리라아동복지관은 영유아에서부터 초·중·고교생까지 총 3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중 13명이 손이 많이 가는 영유아들이다. 24시간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김장을 담그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김 원장은 “선생님들이 부족해 자체적으로 김장김치를 담그기가 쉽지 않은데 삼성전기에서 지원해줘 시간적, 경제적으로 모두 이득이 되고 있다”며 “김장김치 외에도 삼성전기 임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복지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기 임직원들은 매달 한 번씩 9시 30분부터 1시까지 복지관을 방문. 아이들의 야외활동과 학습 등을 도와준다. 복지관 시설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물자를 전달하거나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과 한껏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작업대에는 빨간 배추 잎사귀 몇 개만 남았다. 작업이 다 끝나자 각 부스에는 방금 삶은 돼지고기가 전달됐다. 임직원들은 고기에 막 담근 김장김치를 두른 보쌈을 서로 입에 넣어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성전기 임직원들이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 매탄동 삼성전기 앞에서 열린 ‘제13회 사랑나눔 김장담그기’ 행사에서 김장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지역 복지센터로 고르게 분배… ‘1사1촌 봉사활동’ 활발 = 사랑나눔 김장 담그기 행사는 매년 겨울을 앞두고 삼성전기의 전 부서 임직원들이 함께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지난 2002년에 시작해 올해로 1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담근 김치는 지역의 복지센터에 전달된다. 올해는 수원, 세종, 부산 등 국내 3개 사업장 임직원들이 1만 포기의 김장을 담가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수원 사업장에서 진행된 봉사활동은 임원 56명과 삼성전기 배드민턴 선수단 16명, 수원지역 주민 23명, 자매마을인 강원 화천 토고미 마을과 충남 태안 볏가리 마을 8명, 직원 225명 등 총 395명이 참석했다. 올해 담근 김장김치는 총 1만여 포기로 무게만 25톤에 달한다. 이는 지역사회 42개 시설처 및 저소득가정 170곳에 전달된다. 이번 김장배추는 토고미마을, 볏가리마을 등 자매마을에서 재배한 것으로, 파종에서 재배까지 임직원들이 일손돕기 봉사를 통해 힘을 보탰다. 김장에는 자매마을 주민들도 함께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삼성전기는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을 시작하던 해에 각 지역 농어촌 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어 일손을 돕는 ‘1사1촌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삼성전기는 이 활동을 통해 자매마을 농가 일손돕기, 농어촌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한다. 더불어 판로 개척, 마케팅 기법 컨설팅 등 농업경영 지식을 전수해 자립형 농촌 기반 구축을 돕고 있다.

또 자매마을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회사 내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판매하도록 해 농가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초청행사 등을 통한 농산물 직판, 사내 인트라넷을 활용한 온라인 전국망 구축 등으로, 임직원들이 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강원도 토고미 마을은 삼성전기와 결연 이후 유기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획득과 농촌관광 프로그램의 인지도 상승으로 매년 1만여명이 방문하는 국내 대표적 농촌 관광마을로 변신했다”며 “기업과 농촌의 상생 성공 모델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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