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과의 수십억弗 공동투자 호언장담한 안홍철 KIC 사장 머쓱해진 사연

취임 1주년 맞는 5일 발표 계획…그러나 여전히 깜깜 무소식

거물과의 수십억달러 공동투자를 지난 5일 발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머쓱하게 됐다. 공표 시점으로 못 박은 날이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기 때문이다. 거취 문제가 불안한 안 사장이 실적 압박을 느끼면서 무리한 공약을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사장은 지난달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KIC 운용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사장 취임 일주년을 맞는 12월 5일 기사화하기 좋은, 깜짝 놀랄만한 공동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이뤄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공동투자 대상은 워런 버핏,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물론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깜짝 놀랄만한 이로, 규모는 수십억달러가 넘는다”며 “합의는 다 봤으며 12월 5일 공개할테니 기다려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12일까지 ‘신문사에서 탑으로 실을 것’이라던 공동투자 소식은 KIC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KIC 관계자는 “공동투자를 발표하겠다고 한 시점이 지나 저희도 궁금한 상황이다”며 “사장과, 내부에도 비밀리에 부쳐진 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진행이 잘 안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KIC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라면 시간이 조금더 걸리더라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안 사장이 불안감에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여야는 SNS 상에서 막말 파동을 빚은 안 사장의 사퇴 요구를 담은 합의문을 지난 4월 발표했으며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안 사장의 거취가 논란이 됐다. 대학 후배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 사장의 문제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혀, 여야가 가까스로 관련 논의를 일시 보류했다. 여기에 안 사장은 KIC에서 감사로 재직하던 2008년에 이뤄진 메릴린치 2조여원의 부실 투자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9월 출범식을 한 글로벌 공공펀드인 ‘크로사프’(CROSAPF)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추진력이 강한 그의 성향과 함께 하루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로사프는 중국의 CIC, 싱가폴의 테마섹 등 세계 굴지의 국부펀드와 연기금 30개 기관이 참여하며 운용자산규모가 5000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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