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의 아픈 손가락 ‘KTB자산운용’

입력 2014-12-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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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파킹 연루’ 무상감자 실패…모기업 ‘KTB증권’ 실적 발목

‘벤처투자의 귀재’,‘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금융투자업계의 승부사로 불려온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이‘KTB자산운용’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50% 내외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10월 30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부산저축은행 부당 투자권유 혐의로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에 48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그나마 모기업인 KTB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239억원을 긴급 수혈해 완전 자본잠식은 막은 상태다.

KTB투자증권은 나머지 결손금에 따른 부분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KTB자산운용의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지난달 28일 KTB자산운용이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대 1 감자를 결정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모회사인 KTB투자증권이 문제가 되면서 KTB자산운용의 무상감자 안건은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KTB투자증권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의 채권파킹 거래에 연루된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를 부과받았기 때문.

현행법상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투자회사는 1년 동안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신규 업무를 추진할 수 없다.

이와 관련 KTB투자증권 측은 “이번 무상감자 결정이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시급한 조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막상 상황은 녹록치 않아보인다.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의 재무건전성 문제가 KTB투자증권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 KTB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분법 손익을 의미하는 ‘종속기업및관계기업투자평가및처분손익’에서 100억원대 손실을 내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KTB자산운용과 장인환 전 KTB운용 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소송과 관련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는 점은 KTB 측이 거액의 손해배상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이 얼마나 큰 지를 방증해 주고 있다.

지난달 KTB자산운용과 장인환 전 KTB운용 대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관련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부당 투자권유 관련 조항인 자본시장법 49조2호가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어 문제”라며 “전문투자자를 상대로 상품 설명을 한 것에 대해 형사처벌(동법 445조6호)과 양벌 규정(동법 448조)까지 들이댄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 전 대표와 KTB자산운용이 헌법소원까지 낸 것은 소송과 관련해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다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KTB투자증권으로서는 이번 소송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했던 권성문 회장에게 ‘아픈 손가락’인 KTB자산운용이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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