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우융캉 체포…당적도 박탈 “부패 ‘호랑이’ 잡았다”

▲중국 공산당은 5일(현지시간)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당적을 박탈하고 사법부에 신병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저우융캉이 지난 2012년 5월 4일 공산주의청년단 창립 90주년 행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저우융캉 체포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절정에 이르게 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5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저우융캉의 당적을 박탈하고 사법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6일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정치국은 공산당 감찰ㆍ사정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조사한 보고서를 검토한 끝에 저우융캉의 신병을 사법부에 넘기기로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도 이날 성명에서 저우융캉을 범죄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체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형사상 유죄가 인정되면 저우융캉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부패 혐의로 낙마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된다.

정치국은 성명에서 “저우융캉이 공산당의 기율을 상당히 위반했다”며 “그는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이익을 얻고 본인은 물로 친족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 또 권력을 남용해 친척과 친구 등이 사업에 이득을 보도록 해 국가자산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명은 “저우융캉은 당과 국가의 기밀도 유출했으며 재산을 대거 축적한 것은 물론 여러 여자와 간통을 저질렀고 권력을 이용해 성매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융캉은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절 최고지도부 일원인 상무위원으로 공안과 사법, 정보 분야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아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시 주석은 “파리(하급관리)와 호랑이(고위관리)를 모두 잡겠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박차를 가해왔다. 여기서 시 주석이 가리킨 ‘호랑이’의 대표적인 인물이 저우융캉이라는 평가다. 시 주석은 당 최고 지도부였던 인사의 과거 혐의를 추궁하지 않는다는 기존 관례를 깨고 저우 인맥에 속한 인사들을 속속 잡아들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초 저우융캉의 아들과 사위, 장인 등이 모두 구속됐다고 전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함께 시 주석의 권력을 위협했던 저우융캉까지 체포되면서 시진핑의 권력 기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이 회동에서 “시진핑은 덩샤오핑 이후 가장 빠르고 전방위적으로 권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우융캉은 72세 생일을 맞는 이달 쓸쓸하게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달은 그가 공산당에 들어온 지 50주년이 되는 시기였다. 저우융캉은 1년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