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트’에 가면 ‘주가’가 보인다

입력 2014-12-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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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록 자본시장부 기자

지난 9월 중순 어느날 밤. 기자는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처음 보는 과자를 계산대에 올려놓는 것을 봤다. 제품명은 ‘허니버터칩’. 무려 5봉이다.

이름도 생소한 저 과자가 얼마나 맛있길래 이 밤중에 5봉이나 사가는 걸까. 궁금증을 안고 있던 기자는 다음주 같은 편의점에서 허니버터칩을 사서 맛을 봤다. 기자와 와이프는 함께 ‘따봉’을 외쳤다.

이후 11월 초.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었다. 포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고, 지금은 없어서 못산다. 마약 수준의 밀거래와 암표 수준의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생겼다. 물론 허니버터칩 제조사 해태의 모회사인 크라운제과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만약 9월 22일 18만6500원 하던 크라운제과 주식을 100주 사놨다면 두 달 후인 11월 21일 29만2000원까지 올랐으니, 1000만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던 셈이다.

13년 동안 무려 2700%라는 놀라운 누적수익률을 기록한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런치는 ‘생활 속의 발견’이라는 투자법으로 유명하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사람들이 도넛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던킨도너츠’에 투자, 대박을 떠뜨렸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있다.

‘할머니 투자클럽’도 생활 속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비어즈타운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곳에 사는 할머니 16명이 가입한 비어즈타운 전문 여성투자클럽은 무려 6년 연속으로 전국투자법인협회에서 최우수 올스타 투자클럽에 선정할 정도로 뛰어난 투자 실력을 보여줬다.

이들 할머니의 투자 비결은 단순하다. 월마트 앞에 하루종일 앉아서 잘 팔리는 제품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지금은 저금리·저성장 시대다. 한방을 노린 테마주 등에 눈을 돌릴 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성공 투자의 길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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