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 분할하라” 결의안 통과

검색·기타 사업 분할 요구…법적 구속력 없지만 압박하는 효과 충분

미국의 간판 IT회사 구글이 유럽에서 두 개로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유럽의회가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구글에 회사 분할하라는 결의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27일(현지시간) 반독점 행위를 제재하고자 구글을 인터넷 검색 서비스와 기타 사업으로 분할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 내용을 표결에 부쳐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의결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찬성 384표, 반대 174표로 결의안에 대한 EU 의원들의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기권은 56표였다.

결의안에는 구글의 독점 문제에 대한 잠재적인 해법으로 구글의 상업 서비스에서 검색엔진을 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압도적 지지는 EU집행위원회(EC)가 차후 반독점 규제 강화만으로는 구글을 제어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결의안의 통과로 EU 당국의 구글에 대한 규제조치 대응 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공동 서명을 서신을 EC에 전달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 IT 기업의 반독점 문제에 EU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서신을 통해 유럽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반독점 규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신에서 ‘구글’을 지칭하지 않았으나 구글의 반독점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서신은 “‘아주 중요한(essential)’디지털 플랫폼은 잠재적으로 기존의 통신시장이나 반독점과 관련된 규정에 맞아야 한다”면서 “중요한 플랫폼은 닫혀 있고 통합된 체계에 의존해 특정 시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결의안으로 다른 미국 IT기업도 유럽의 반독점 규제 칼날을 무사히 피해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대표 격으로 유럽에서 먼저 매를 맞은 것일 뿐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미국 IT 기업도 고강도 규제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표결로 EU와 미국과의 관계도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번 표결을 앞두고 구글에 대한 EU의 움직임이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으며 표결 결과가 미국과 EU 간의 무역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검색시장의 90%를 차지하는 구글은 지난 2010년 경쟁사들로부터 지배력 남용 혐의로 제소돼 EU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경쟁사들은 구글이 검색결과 창에 자사 서비스를 편중해서 노출하고, 타사 콘텐츠 복제나 검색어 광고 판매에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다며 규제 조치를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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